본문 바로가기
해외생활기/미국 생활

나의 미국회사 적응기 (2)

by 런던아빠 2023. 3. 17.
728x90

영어, 영어, 그리고 영어

 

나는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한 토종 코리안이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영어 공부에 엄청난 돈과 시간을 쏟아부었다. 덕분에 점수로만 보면 못해도 상위 1%안에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늘 영어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영어는 내게 끝도 없는 고행이었다. (그림 출처: Fine Art America)

 

그래도 업무와 관련된 영어에는 자신 있었다.

 

한국에서도 상당수의 일은 영어로 진행했고, 보스가 아르헨티나 사람이었다보니 영어로 보고하는 일도 잦았다. 업무 관련된 영어 표현이래봤자 자주 쓰는 표현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게다가 세 번이나 되는 영어 인터뷰를 뚫고 왔는걸?

 

그러나 몇 차례 회의를 거치고 내 자신감은 바닥에 떨어졌다.

 

회의 중 내 표정. 영어가 안들리지 관심법을 시도하는 중이다.

 

인간의 뇌는 자신이 처리하지 못하는 소리를 소음으로 여긴다고 한다.

 

내 경우가 딱 그랬다. 분명 회의 주제도 알고 뭘 말하려는지도 알겠는데, 회의 내용이 전부 소움으로 들리는 것이다. 회의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 회의가 끝날 때마다 다른 직원에게 몰래 내용을 되물어야 했다.

 

왜 제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그렇다고 회의 때마다 벙어리가 될 수는 없는 노릇.

 

피하기보단 부딪히기로 했다. 슬랭이 난무하는 회의 중 모르는 표현이 나오면 무조건 받아적었다. 자기 얘기하기 좋아하는 나이 많은 직원과 일부러 점심을 같이 했다. 노력했지만 성과는 더뎠다. 그러던 어느날, 회의 내용이 이전보다 뚜렷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들린다!

 

정말 딱 1년이 걸렸다.

 

1년이 지나자 직원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하고, 회의 시간에도 서툴지만 의견을 적극 피력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태어난 심정이랄까, 글로는 이렇게 쉽게 쓰지만 사실 그간 겪은 마음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국에 돌아갈까 고민까지 할 정도였으니까.

 

영어가 늘자 미국에서의 삶이 편해진다.

 

삶이 편해진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지고, 사회 생활도 점점 원만해지는게 몸으로 느껴졌다.

 


 

포기하지 말라. 연습만이 살 길.

 

나처럼 처음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생활하면서 마음 고생을 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분명 영어학원 원어민 선생님과도 무난하게 얘기를 했었는데, 막상 외국에 나오니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바보가 된 것 같고, 맨날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 든다.

 

그러나 감히 포기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영어는 결국 시간이 답이다. 꾸준한 시간을 들여서 연습하고, 부딪히다보면 언젠가 귀도 뚫리고 입도 뚫리는 날이 온다. 그 때까지 화이팅!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