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온 지 벌써 2년. 헝가리에서 정말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던 이웃이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서둘러 부다페스트행 티켓을 끊었다. 무려 2년 만의 귀환이었다.
부다페스트로 출발!
시작부터 험난한 여정이었다.
가장 저렴한 티켓을 구하다 보니, 6시 반에 런던 북동부의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출발하는 일정이었다. 런던 남서부인 우리 집에서 차로 한 시간 반 거리. 게다가 주차장에서 셔틀을 타고 공항으로 들어가야 한다.
공항 앞 호텔에서 숙박을 하더라도 시간상 큰 이득이 없기에 당일 새벽에 출발하기로 했다. 잔뜩 긴장한 나머지 잠을 설치고, 새벽 2시 20분에 길을 나섰다.


다행히 늦지 않게 비행기에 탑승.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캐리어도 가져가지 않고, 대부분 유럽사람들처럼 기내용 가방 3개만 챙겼다. 한 사람당 기내용 가방을 한 개씩 들고 탈 수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커서 3인가족 4박 5일 일정의 짐 정도는 커버가 가능했다. 점점 유럽에 살면서 요령만 늘어간다.
익숙한 풍경을 보며 부다페스트 페렌츠 리스트 공항에 도착한다.



첫날은 별다른 일정 없이 지인의 집에서 조촐하게 설날 파티를 했다. 네 가족이 모여 실컷 먹고 마시는 일정이었다. 2년 동안 살면서 헝가리 구석구석 다 가본 우리에게는 딱히 관광을 할 마음도 없었다. 그저 먹고 마시고 즐길 뿐!
차이나 타운에서의 맛있는 점심
부다페스트에 여행온 관광객들은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의외로 부다페스트의 중국 음식이 맛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한국에서 먹던 한국식 중국요리가 아닌, 정통 중국식이다.
예전에 일하던 푸스카스 아레나 근처 후미진 곳에 바로 차이나 타운이 있다. 번화하거나 세련된 곳은 아니고, 도리어 밤에 가기엔 불안한 곳이지만, 맛집이 많고 저렴하게 아시아 식재료를 살 수 있는 고마운 곳이기도 했다.
예전부터 즐겨가던, 사천식 훠궈를 먹을 수 있는 “삼국지”로 향했다.

이 집은 훠궈와 함께 각종 꼬치요리를 함께 먹을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두 가족이 배부르게 먹고 한 가족당 5-6만 원 안팎으로 나왔으니, 비싼 런던 물가에 비하면 착해도 이렇게 착할 수가 없다.




사천식으로 해선장에 다진 마늘과 파 등을 넣어 만든 소스에 매콤한 홍탕에 익힌 고기나 어묵을 찍어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숯불에 바로 구운 꼬치도 별미 중의 별미.
밥을 먹고 식당 안을 둘러본다. 촌스럽지만 정감이 가는 인테리어였다. 인테리어가 무엇이 중요하리.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는데!



식사를 마치고 건너편의 아시아 슈퍼마켓인 두나 판다로 가본다. 애들에게는 식사 후에 먹는 아이스크림이 최고의 행복이다.



민족 문화 박물관과 주변
부다페스트에 살 당시, 영웅광장 근처에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마치 스케이트 보드 슬로프처럼 생긴 건물을 짓고 있었는데, 헝가리말로만 정보가 쓰여있어 무슨 건물인지 알 길이 없었다.
2년이 지난 지금, 알게 되었다. 바로 민족 문화 박물관(Ethnography Museum)을 짓고 있었던 것.






전반적인 박물관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마치 문을 닫아서 제대로 전시를 볼 수 없었지만. 굳이 이런 전시품들을 돈을 내고 봐야 하나 싶었다.
애들이 뛰어놀기엔 좋았지만. 건축미를 살리다 보니 너무 비어있는 공간이 많았다. 쓸데없이 놀고 있는 공간들을 보면서 세금이 살살 녹는 전시행정의 느낌이 팍팍 들었다.







박물관 옥상에는 정원을 조성해 놨는데, 아이들이 놀기에 꽤 좋았다.




옆에는 하우스 오브 뮤직이라는 공연장이 보였다. 월요일이라 문을 닫았는데, 건물에 꽤 신경을 쓴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부다페스트의 하루는 놀이터에서 보내게 되었다고 한다...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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